겐테 박사의 한라산 측정
한라산의 높이가 1950미터라는 것을 처음 측정한 사람은 독일인 지그프리트 겐테 (S. Genthe, 1870~1904)이다. 그는 지리학 박사이자 신문사 기자로 "퀼른 신문" 1901년 10월 13일자부터 1902년 11월 30일자까지 '코리아, 지그프리트 겐테 박사의 여행기'를 연재했다. 이 글에서 그는 한라산 정상에서 아네로이(Aneroid) 기압계로 1950미터라는 것을 측정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한라산
제주의 한 신문기자가 제주대 송성희 교수가 번역한 "겐테 박사의 제주여행기" 를 읽다가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 신문에 발표하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동안은 막연히 1915년 무렵 일제강점기에 측량된 것으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겐테 박사는 일찍이 극동 항해 중 제주 근해를 지나면서 한라산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게 말했다.
"세상을 널리 돌아다니면서 항해 도중에 한 번도 도중에 내려줄 수 없는냐는 어리석은 질문을 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저 섬에 들어가 산을 오르는 것이 가능하냐고 선장에게 물었다."
그때 일본인 선장은 큰 배가 닿을 접안시설이 없고 주민들이 난폭해서 힘들 것이라고 대답했단다. 그때는 바로 이재수의 난이 일어난 무렵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겐터 박사는 제주를 찾아와 꿈에 그리던 한라산에 올라 높이를 정확히 측량하고 다음과 같은 백록담 인상을 남겼다.
"믿어지지 않을 만큼 크고 찬란한 파노라마가 끝없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이처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감동적인 파노라마가 제주의 한라산처럼 펼쳐지는 곳은 분명 지구상에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는 바다 한가운데 위치하여 모든 대륙으로부터 10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으면서 아주 가파르고 끝없는 해수면에서 거의 2000미터 높이에 있는 이곳까지 해수면이 활짝 열리며 우리 눈높이까지 밀려올 듯 솟구쳐오른다. 한라산 정상에 서면 시야를 가리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무한한 공간 한가운데 거대하게 우뚝 솟아 있는 높은 산 위에 있으면 마치 왕이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주위 사방에는 오직 하늘과 바다의 빛나는 푸르름뿐이다. 태양은 하루 생애의 절정에 이르러 있었건만 아주 가볍고 투명한 베일이 멀리 떨어진 파노라마에 아직 남아 있었다. 물과 공기의 경계가 섞여서 한없는 비현실적인 푸른빛의 세계에서 헤엄치고 날아다니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기라도 하듯, 뚜렷한 공간적인 경계가 없이 동화 같은 무한으로 이어져 있다."
그는 한라산 정상에 올라선 순간 그 험난한 산길을 올라온 수고로움을 잊게 해준 것은 자신이 최초로 이 산의 높이를 측량했다는 사실보다도 오랜 떠돌이 신세로 결코 보지 못했던 자기 자신의 내면을 인식하게 된 것이었다면 한라산 백록담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글을 쓴지 2년 뒤 불행히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가 쓴 연재물은 동료에 의해 "코리아"라는 제목으로 1905년에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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