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의 시작은 시흥초등학교에서 시작한다. 잔디가 곱게 깔려 있는 아담한 학교의 담장에는 어릴적 추억이 묻어나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자마자 보이는 밭을 에워싼 돌담과 검고 고운 화산흙이 올레의 시작을 알린다. 화산석투성이의 척박한 땅을 일굴 때 나온 수 많은 돌들로 섬의 거센 바람을 막는 지혜로움이 바로 제주인의 삶이자 그들의 역사인 것이다.
시흥초등학교를 조금 벗어나면 말미오름이 나온다. 말미오름은 조그마한 민둥산이다. 올레꾼을 위해 타이어 매트로 만들어 진 길을 얼마간 오르다 보면 방목장이라는 표시를 한 문에 “통행을 할 때는 문을 닫아 주세요”라는 문구가 있다. 그 문을 통과하면 산등성이로 난 걷기 좋은 오솔길을 만나게 된다. 오솔길의 오른쪽 벼랑을 따라 만들어진 목책에 기대어 바라보는 성산일출봉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라 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바라보며 조금만 더 걷다보면 알오름의 입구도 만날 수 있다. 이곳 역시 목장이다. 올레꾼들을 위해 목장을 개방하는 제주인의 따뜻한 마음도 엿볼 수 있다.
지금은 제주도 동쪽의 핫 플레이스가 된 종달 초등학교에 도착하면 자그마한 초등학교 운동장을 통해 다시금 옛향수의 추억을 소환할 수 있다.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얼굴속에 내 얼굴도 묻어난다. 제주인들을 어떻게 하면 제주시로 갈까 생각하지만 육지에서 이주해 오신 분들은 어떻게 하면 이런 종달초등학교같은 곳에 아이들을 보낼까 고민한다 하니 참 아이러니 하다. 자그마한 학교지만 종달초등학교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지금도 이곳으로 전학을 오려고 하는 육지의 이주민들이 많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놀란다.
종달초등학교를 뒤로하로 성산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도로 가기 위해서이다. 제주의 동쪽 끝자락에 있는 제주의 67개 부속도서 중 제일 큰 섬이라는 우도는 이곳 종달리 선착장에서 배로 10여분이면 갈 수 있다. 그 모양이 누운 소와 비슷하다 하여 유래했다는데 조선 숙종 때부터 국유목장이 있었던 곳이라 그런지 들판 어디서나 소와 말을 흔희 볼수 있다. 해안도로를 분주히 오가는 삼륜차와 사륜오토바이 바이크 승용차 버스등과 즐비하게 늘어선 고급 펜션 그리고 식당들이 이곳이 유명 관광지임을 말해준다.
우도는 우도자체가 올레길일 정도로 안내판이 따로 필요가 없다. 동쪽으로 돌아도 좋고 서쪽으로 돌아도 너무 좋다. 발길닫는 그곳 바람부는 그곳이 바로 올레길이다.
중간에 우뚝 솟은 우도봉은 우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이곳에 서면 섬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성산 일출봉 방향의 해안은 수직에 가까운 벼량이고 안쪽으로는 넓은 초원과 밭들이 펼쳐진다. 그 벼랑위에 세워진 등대에 서면 망망대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이 심신의 땀을 식혀준다.
우도봉을 뒤로하고 배를타고 다시나오면 그곳이 바로 성산일출봉이다. 성산 일출봉은 약 5천년 전 얕은 해저에서 용암이 분출해 형성된 응회구로 사발 모양의 분화구가 잘 간직되어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 곳이다. 그야말로 세계가 인정하는 자연유산이라는 것이다. 나지막한 구릉지 초원에서 오후의 무료함을 달래듯 유유히 풀을 뜯는 말과 일출봉의 절묘한 조화는 한 폭의 풍경화 그 자체이다.
일출봉은 세계가 인정한 자연유산이다 보니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모이는 곳이다. 각 지역 사투리와 중국어, 일본어, 영어들이 뒤섞여 이 곳이 유명 관광지임을 실감케 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정상에 서면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이다. 이곳에서의 일출은 그야말로 세계적이다.
정상을 내려오며 주변을 둘러보니 왼쪽으로는 앞서 걸어왔던 우도가 손에 잡힐 듯 하고, 오른쪽으로는 광치기 해변의 은모래와 섭지코지가 보인다.
제주 올레의 시작이 왜 이곳인지 실감나게 한다. 이곳은 세계가 인정한 곳이다. 이곳을 시작으로 제주의 진정한 나들이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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