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봉 낙조와 영주십경
국립제주박물관 뒷산은 제주사람들이 즐겨 찾는 사라봉(해발148미터)이다.
사라봉
사라봉 동쪽 옆에 비슷한 크기의 별도봉(해발 136미터)이 있어 비행기에서 내려다보거나 한라산 중턱에서 바라보면 아름답게 짝을 이룬다. 별도봉 북쪽은 급경사이며 절벽이 바다 밑으로 깎여내려 바다와 조화로운 절경을 이루고 있어 일명 '자살바위'라고도 불리는데 거기엔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조각 팻말이 있다.
사라봉은 수목이 울창하여 꿩, 비둘기 같은 산새 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바다 쪽으로 바짝 붙어 있어 아랫자락엔 사라봉등대가 앞바다를 비춰주고 정상엔 팔각정 정자가 있어 거기서 노을 저는 바다를 내다보는 경치는 '사봉낙조'라고 하여 영주 십경의 하나로 꼽힌다.
영주십경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중 베스트 10으로 뽑은 것을 영주십경 이라고 하는데 이는 제주의 시인 매계 이한우가 선정한 것이다. 역대로 많은 문인들이 제주의 아름다움을 손꼽아왔다. 그러나 제주목사로 왔던 이익태, 이원조 등의 제주 10경, 8경은 역시 그들이 육지인이고 관리였기 때문에 자신이 본 제주의 동북쪽에 치우쳐 있다. 이한우는 제주 전역을 대상으로 꼽았고 그것이 오늘날 제주의 명승지와 일치하여 영주십경으로 고착된 것이다. 즉 역사적 검증과 대중적 동의를 얻은 것이다.
1. 성산출일(城山出日) : 성산의 해돋이
2. 사봉낙조(沙峰落照) : 사라봉의 저녁 노을
3. 영구춘화(瀯邱春花) : 영구(속칭 들렁귀)의 봄꽃
4. 정방하폭(正房夏瀑) : 정방폭보의 여름
5. 귤림추색(橘林秋色) : 귤림의 가을빛
6. 녹담만설(鹿潭晩雪) : 백록담의 늦겨울 눈
7. 영실기암(靈室奇巖) : 영실의 기이한 바위들
8. 산방굴사(山房窟寺) : 산방산의 굴사
9. 산포조어(山浦釣魚) : 산지포구의 고기잡이
10. 고수목마(古藪牧馬) : 곶자왈에 방목한 말
사라봉의 서북쪽이 바다에 임히 있으니 석양 때 사라봉에 오르면 붉은 태양이 수평선으로 빠지는 낙조와 지는 해가 뿌린 홍채가 바다를 물들이는데 그것이 얼마나 장관일까는 능히 상상이 간다. 그래서 만약 제주시내에 숙소를 잡은 관관객이라면 아침 산색은 한라수목원에서 하고 저녁 산책은 사라봉으로 가라고 권하고 싶다. 그게 아리더라도 사라봉 초입엔 너무도 유명한 김만덕 할머니의 추모비가 있어 한 번은 기쁜 마음으로 다녀올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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