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제주) 그 비운의 역사(고려말 ~ 현재)
고려가 멸망한 후 이태조는 적지 않은 정적들을 제주로 유배시켰으며 조선조에 들어와서도 제주도 유배의 역사는 끊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제주도는 유배지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다.
정치에 환멸을 느끼거나 염증을 느낀 전직 관리들과 선비들이 입도 영주한 곳이 바로 제주다.
조선조에 와서 제주의 수난은 더욱 거세졌다. 정치적으로 백제 신라 고려에 예속되면서도 반독립국의 형태를 유지했던 제주가 조선왕조에 접어들어 행정구역이 재편되면서 강력한 중앙집권 정책의 일환으로 “일개군현”으로 전락했다. “태조는 제주도에 대해서 적극적인 내지화 정책을 폈으며 파견되는 관원의 권한도 강화되었다.
출륙금지
출륙금지는 제주민들이 당한 수난의 최고봉이다. 인조 7년 1629년부터 순조 말 1830년까지 무려 200여 년 동안 조선은 제주도민들이 육지에 이주하여 정착하는 것을 금지하는 출륙금지 정책을 실시했다. 육지로의 이주로 인구가 급감하자 보호적인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지만 바다 한 가운데 위치한 절해고도의 제주에 사는 주민들은 출륙금지 정책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소외되고 고립된 삶을 살아야 했다.
출륙금지 조치는 제주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게 만들었지만 지역적, 문화적, 로립을 피할 수 없었고, 거주의 자유라는 가장 기본적인 생존권을 박탈당한 채 삶을 이어가야 했다. 생활기반이 갖추어진 풍요로운 땅에서의 고립이 아닌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은 척박한 땅 제주에서의 ”출륙금지“는 제주도민 전체의 집단 유배나 마찬가지였다.
순조 말 1830년 출륙금지가 해제된 우에도 여전히 제주는 고난의 역사를 계속해야 했다. 19세기 후반 조선조 말엽에 이르러 시작된 민란과 소요는 20세기 초까지 끊이지 않았다. 철종 13년 1862년에 강제검의 사건, 고종 27년 1890년 12월에 일어난 김지사건, 고종 33년 1896년 3월에 발생한 송계흥 사건, 광무 2년 1898년 2월의 방성칠의 난, 광무 5년 1901년 5월에 일어난 이재수 난은 대표적인 수난의 사례들이다.
20세기 들어서도 제주 비운의 역사는 그치지 않았다. 1905년 을사늑약, 1907년 고종의 퇴위, 1910년 한일합병으로 이어지는 일제의 조선 강점과 그 후 이어진 일제의 조선 지배는 제주의 수난을 더욱 부채질 했다. 오랫동안 제주를 탐냈던 일본은 제주의 군제를 폐지하고 도사제를 실시해 제주를 일제 수탈을 위한 어업기지로 전략시켰고, 제주도를 전라남도에 완전히 예속시켜 경제수탈의 대상으로 삼았다. 더욱이 1942년 대동아 전쟁이 한창 절정에 달할 때 제주는 일제늬 전쟁기지로 전락해 제주도의 생활상은 말 그대로 피폐하기 그지 없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 후에도 제주에는 여전히 수난의 역사가 계속되었다. 1946년 8월 1일 제주도가 도(道)를 승격되었지만 좌익과 우익의 대립이 끊이지 않았고 급기야는 1948년 4월 3일 4·3사건이 발생하여 수 만명이 생명을 잃었다.
재해의 섬 제주
태풍
지리적으로 제주는 화산지형으로 하천은 거의 건천이며 영구류수천은 희귀하다. 토양은 화산회토로서 돌이 많고 물이 땅 속으로 쉽게 스며드는 핍수 지역의 하나가 되어 물이 귀하여 제주도의 농업적 토지 이용은 전작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 토질은 척박하여 토지 생산성이 낮았다. 밭농사만을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조건이기 때문에 여자들은 잠수를 하고 남자들은 어업에 종사해서 생활에 도움을 주어야 했다.
매년 7월부터 9월 사이에 무서운 태풍이 제주를 강타했다. 1945년-1986년 사이의 42년간 60개의 태풍이 제주를 강타했는데 7월과 9월 사이에 53개의 태풍이 영향을 미쳤으며 이중 30개가 8월에 일어났다.
제주에 외세의 침입, 탐관오리의 수탈과 학정, 이에 대한 민중의 항거, 게다가 자연의 재해는 너무도 오랜 역사동안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었다. 그 수난의 역사는 일제의 식민지배, 해방 후로 이어진 20세기 현대에서도 그치지 않았다.
제주는 한 마디로 수난의 땅이었고, 그 역사는 비운의 역사였다. 수난의 땅 제주의 사람들은 그 비극의 역사를 비분으로 껴안고 살아가야 했다. 이제 그 비운의 역사, 그것은 제주도민들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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