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 제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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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야기

제주 : 제주어

by beautifultogether 2019.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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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 제주방언, 제주말, 어느 게 맞을까?

제주어라고 부를 때 다소 독립적인 언어의 특질을 말한다. 한국어와 일본어라고 부를 때를 가리키는 그런 언어이다. 그와 달리 방언은 사투리를 떠올리면 한국어에서 말하는 표준어의 상대 개념이다. 이때 방언은 지역에서 쓰이는 말을 의미한다.

그럼 제주말은? 제주어라고 부르기도 그렇고, 제주방언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서도 섭섭해하는 이들은 제주말’, 아니 제줏말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듣기 거북한 방언이라는 단어를 빼고, 대신 한국어 버금가는 듯한 제주어에 대한 느낌을 다소 완화시키고 쓰는 경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런데 왜 전국 각지에서 쓰이는 사투리 가운데 제주방언에만 유독 언어개념인 ()’를 집어넣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전라도나 경상도 말을 쓰는 이들의 불만도 있을 수 있겠으나 굳이 이유를 들자면 세계적 기관에서 위험하다고 판정한 게 좀 다를까 싶다. 세계적 기관이라면 유네스코를 말한다.

 

제주어는 지난 2011년 유네스코로부터 소멸 위기의 언어로 분류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주어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유네스코의 판정 하나가 제주어의 위상을 급격하게 높인 셈이 됐다.

 

언어

제주어에 고어가 살아 있다는 점은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고전을 배우는 국어시간에 덕을 보는 건 제주학생들이다. 물론 평상시에 제주어를 쓴 학생들만 덕을 본다. 아주 쉬운 예를 들어보면, 고전에 하다는 말이 있다. 이때 하다는 행하다는 게 아니라, ‘많다는 뜻이다. 제주도 사람이면 늘 쓰는 말 가운데 하나가 하다이다. ‘하영줍서’(많이 주세요) 잘도 한게”(잘도 많네)라는 식으로 늘 써오는 말들이다. 이런 말이 고전에 널려 있으니 응당 제주학생들의 고전 점수는 높을 수 밖에 없다.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들이라면 집안에서나 집밖에서 제주어를 쓰지 않는 모양이다.

아래아()’는 여전히 많이 쓰인다. 제주도 이외 지역은 쓰지 않은 것 가운데 하나이다. 제주는 바람이 부는 많이 부는 곳이다. 그때 바람을 제주에서는 ᄇᆞ름 혹은 ᄇᆞᄅᆞᆷ이라 부른다. 아래아가 쓰인 ᄇᆞ름 혹은 ᄇᆞᄅᆞᆷ을 육지사람이 읽으면 바름이나 바람으로 읽는다. 꽉 차 있다는 ᄀᆞ득 가득이 아니라 고득에 가까운 발음이 난다. 아래아 발음이  소리가 아니라 에 가깝게 난다는 사실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언어는 지역문화의 표상이다. 제주어는 오랫동안 그 위치를 유지해 왔다 다소 변형되기는 했지만 유네스코의 소멸 위기 언어로 불릴 정도로 보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제주도 사람들은 얼마나 제주어를 잘 쓰고 있을까. 솔직히 미안한 얘기지만 글쓴이도 이젠 거의 쓰지 않는다. 아니 쓸 일이 없어져 버렸다. 나이는 어르신을 취재할 때나 쓸까, 기억 속에서 사그라든다.

그런 점은 안타깝고, 반성도 해본다. 그런 그렇고, 제주도 사람은 유별나게 제 몸이 아닌 언어에 잘 적응한다. 쉽게 말하면 경상도에 가면 경상도 언어로, 전라도에 가면 전라도 언어로, 충청도에 가면 충청도 언어로 바꿔 쓴다. 참 희한하다. 왜 그런지는 알 길이 없다. 제주도 사람들은 언어의 마술사였던 모양이다. 제주도 사람으로서 과거를 보러 가다가 표류를 당해 <표해록>을 남긴 장한철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 사람이 <표해록>에 기록해 둔 게 있다.

제주 사람으로 장사를 생업으로 하는 사람이 섬과 육지를 출입하게 되면 능히 제주 말소리를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장한철은 18세기 인물이다. 당시에도 제주 사람들은 다른 지방에 가서도 적응을 잘했다는 얘기이다. 그럼 지금은? 마찬가지이다. 제주 사람은 쉽게 서울 사람이 됐다가 부산사람도 된다. 광주사람도 쉽게 되고, 고향에 오면 다시 제주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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