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풍 목사와 홍순흥 장로의 첫 만남은 시장에서 이루어졌다. 홍순흥 장로는 이기풍 목사에게 이렇게 물어본다. “무엇하러 오신 분이십니까” 그러자 이기풍 목사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신약, 구약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에 홍순흥 장로는 이렇게 화답한다. “아 약장사시군요 어디다 쓰는 약입니까?
이 우스꽝 스러운 만남이 이기풍 목사가 제주에서 처음으로 복음을 전하고 열매를 맺는 순간이 될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제주는 예로부터 바람, 물, 가뭄으로 오는 재해가 크다고 하여 삼재라 하였고 대문, 도둑, 거지가 없다하여 삼무, 그리고 돌, 바람, 여자가 많다고 하여 삼다라고 하였다. 특히 제주사람들은 서로가 삼춘이라고 부르면서 혈연공동체를 이루는 삶을 살았고 그와 더불어 마을 마다 있는 당을 통해 그들만의 신앙공동체를 이루는 삶을 살고 있었다.
이러한 마을 공동체에서 교회를 다니고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모든 제사를 반대함으로 마을 전체에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인물로 낙인찍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순흥 장로는 제사를 반대하고 집안 제사나 마을제에 참석하지 않았다. 자연히 사람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었고 마침내 마을에서 쫓겨났다.
마을에서 쫓겨난 홍순흥 장로는 교회에사 한글을 가르치고 매일 밤 성경공부를 하며 찬송을 부르고 교회당 안팎을 청소하고 심방을 하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일은 초신자들이 집에 모셔둔 신주상을 부수고 뱀을 때려잡는 일이었다.
제주도에서 뱀은 ‘가시님’ 혹은 ‘뒷집 하라방’이라 불릴 정도로 신성시 되었던 동물이다. 시집 갈 때 처녀가 자기 집 부뚜막에서 키우던 뱀을 항아리에 담아 가서 정성껏 매 끼니마다 밥을 대접하는 곳도 있었다.
이런 뱀을 잡는 다는 것은 스스로 재앙의 무덤으로 들어가는 꼴이다. 그러나 홍순흥 장로는 아랑곳하지 않고 뱀을 잡았다. 물론 처움에는 두렵고 떨렸지만 기도와 찬송이 그에게 용기를 주었다.
어느날 뱀을 잡다 독사에 물린 홍순흥 장로의 몸에는 뱀의 이빨 자국이 선명했고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어찌할 바를 몰라 주저하고 있을 때 이기풍 목사는 그를 붙잡고 기도하였다. 그리고 정말 기적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그들이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뱀을 집으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막16:17-18)
성경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홍순흥 장로는 영적은 은혜 뿐만 아니라 물질의 축복도 받은 사람이다. 이기풍 목사의 소개로 두통약, 위장약, 소화제, 안약 등 양약을 판매하는 ‘조선매약 주식회사 판매원’이라는 회사 자격증이 그에게 주어졌다. 그는 약을 지을 때마다 기도하였고 약을 판매할 때마다 전도하였다. 당시만 해도 약국도 병원도 변변치 않았던 제주였다. 약은 부리나케 팔려 나가기 시작했다.
홍순흥 장로는 자손에게 늘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예수를 믿음으로 친척 아비집을 떠났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름에 순종하여 갈대아 우리를 떠났듯이 나도 하나님께 순종하여 내 집안에 아브라함이 되고자 예수를 믿었다“ 그의 말처럼 홍순흥 장로는 아브라함 처럼 복을 받았다.
홍순흥 장로는 이기풍 목사의 첫 열매이제 제주의 첫 세례교인이고 첫 장로이다. 그는 제주의 믿음의 조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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